민주당이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데는 후보자의 정보가 부족한 ‘깜깜이 선거’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 등 일부 지역에서 인물 중심의 이슈가 있었지만 지방선거 전날까지도 재보선 후보자들은 광역자치단체장에 비해 큰 시선을 끌지 못했다. 무관심 속에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유권자들이 인물이나 정책보다 선호하는 당에 표를 몰아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재보선 결과와 각 정당의 지지율 격차가 일맥상통한다. 재보선 전 119석으로 원내 1당 지위를 위협받던 민주당은 ‘미니 총선’으로 불린 재보선 압승으로 130석을 확보하면서 1당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한편 향후 정국 주도권도 쥐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오전1시30분 현재 전국 개표가 60.0% 진행된 재보선 지역구 12곳 중 민주당 후보가 11곳, 무소속 후보가 1곳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보수 후보들을 손쉽게 제압했다. 정치권에서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송파을은 친문 핵심인 최재성 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대표가 직접 공천한 배현진 한국당 후보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였던 두 후보 간 대결은 최 후보(57.3%)가 배 후보(28.4%)에게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 재보선에서 보기 드물게 ‘인물’이 부각되면서 관심이 쏠린 노원병도 김성환 민주당 후보(57.2%)가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27.1%)를 크게 앞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히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에 맥을 추지 못했다. 경북 김천을 제외하고 보수의 아성인 울산 북구와 부산해운대구을, 경남 김해을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한국당 후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이 11곳을 모두 차지할 경우 정당 의석 분포는 민주당 130석, 한국당 113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이 된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평화당·정의당 등 범진보계는 150석에 달해 국회 본회의 때 표 대결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범보수계(143석)에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 논의에 착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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