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당권 경쟁 국면에서 ‘친문 당대표’ 체제를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6·13지방선거에 압승하며 ‘친문’의 자신감이 커진 한편 문재인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에 당의 제 역할을 위해서라도 ‘친문’ 당대표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최고 득표자가 대표가 되고 차순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 대신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당 대표와 경쟁하던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대표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특징이 있다. 즉 친문 대표주자인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은 데 이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까지 당 지도부가 ‘친문 단일대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만 10명이 넘는다. 친문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7선)의 당내 입지를 고려하면 이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당권경쟁은 ‘교통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의원이 ‘올드보이’라는 이미지가 크다는 점이다.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맡아 당시 야당 의원들과 격한 감정다툼을 벌여온 ‘강성 친노’ 이미지도 당으로서는 부담스럽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차기 당대표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강성 친노’ 이미지가 남아 있는 이 의원이 당권을 행사할 경우 계파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도 최근 방송국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 마음을 좀 굳히셨습니까”라고 사회자가 말하자 “저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중심이 돼서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당 안팎에서는 일반 국민에게 ‘참신한 친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당선된 4선의 최재성 의원과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이 거론되는 이유다. 개각설이 나오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4선)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3선)에 대한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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