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방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터키군의 F-35 1호기 출고식이 미국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21일(미국중부 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은 록히드마틴이 터키군 F-35 전투기 1호기를 터키 측에 인도했다고 전했다. 터키는 장기적으로 F-35 10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2호기도 며칠 내로 출고된다.
다만 이 전투기 2대는 당장 터키로 수송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파견된 터키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로 보내진다.
전투기가 실제로 터키에 도착하는 시기는 내년 11월로 잡혔다.
터키 언론은 정부가 F-35 1호기 소유권을 넘겨 받았으나 배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18일 미국 상원에서 의결된 국방예산법안 ‘국방수권법(NDAA)안’에는 터키에 F-35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원은 터키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도입을 강행하고 미국인 투옥 사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라고 행정부에 주문했다.
미국은 터키와 체결한 F-35 프로젝트 협약에 따라 이날 소유권을 인도했으나, 의회에서 F-35 공급 제한법령이 최종 확정된다면 실전 배치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는 “미국이 통신체계 업데이트 등 필요한 유지·보수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 국방부 인사는 “전투기가 생산된 후 협력국에 전달되기 전까지는 미국이 전투기를 관리한다”면서 “그 사이 외국 조종사가 훈련을 마쳐야 하는데, 이게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상원의 법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최악의 경우 미 행정부는 터키를 F-35 프로젝트에서 방출해야 한다. F-35에서 터키산 부품이 제거되고, 터키가 이미 인수한 전투기도 미국 영토에 발이 묶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출고식에는 터키 측에서는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청 부청장과 방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을 뿐 고위 관리나 의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나 연방의원도 불참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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