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기본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장세도 미미하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상용(배달 등 업무용) 바이크 비중이 줄고 레저용 바이크 판매가 느는 등 ‘선진국형 시장’으로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레저용 바이크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2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 규모는 연 10만대 수준이다. 지난 1997년까지만 해도 연 30만대 수준이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규모 자체가 늘어날 기미도 없다.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KOMIA)에 따르면 2015년 10만8,751대였던 모터사이클 등록 대수는 2016년 10만8,467대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륜차 업계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유일하게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국내 규제, 바이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도 변화가 천천히 일어나고 있다. 배달·퀵서비스 같은 용도로 쓰이는 상용 바이크의 비중은 감소하고 취미·레저용인 승용 바이크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10만대 규모의 시장에서 배기량이 125㏄를 초과하는 대형 바이크의 비중은 2008년 4,000여대로 4%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만7,000여대(17%)까지 늘었다.
125㏄ 이상의 바이크를 타려면 반드시 필요한 2종소형 면허 취득도 연간 6~7%씩 늘고 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도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형 바이크의 비중이 앞으로 2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시장은 어떨까. 대표적인 바이크 강국인 일본은 1982년 326만대에 달했던 시장이 현재 40만대까지 급속히 작아졌다. 혼다·가와사키·스즈키·야마하 등 글로벌 모터사이클 제조사가 4곳이나 있는 일본마저 시장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경제 수준이 발달할수록 바이크 시장도 대체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국일수록 인건비가 비싸져 소량의 물품을 배달하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고 취미·레저용 바이크 위주로 시장 구조가 변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더 넓게 보면 여전히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이 훨씬 많기 때문에 전 세계 이륜차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세계 이륜차 생산대수는 1995년 2,000만대, 2003년 3,000만대에 이어 2016년에는 5,177만대까지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에는 1억1,000만대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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