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부가 29일 서울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경기도 평택에서 새 출발을 선언했다. 지난 1945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 배치된 미군이 용산에 둥지를 튼 지 73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기지 이전으로 주한미군의 주둔여건이 더욱 안정적으로 보장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오전9시30분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서 사령부 신청사 개관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 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송 장관은 “이제 평택기지에서 근무하는 유엔사 및 주한미군 장병들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임무를 맡아야만 할 것”이라며 “새로운 임무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자로서 균형을 이뤄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확장된 미군기지 창설에 감사드린다”며 “미군기지 내 주한미군사령부 청사는 장기적인 미군 주둔을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용산과 함께한 미군의 역사는 해방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8월29일 미 극동군사령관 일반명령 제1호 등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던 육군 제24군단 예하 7사단 병력이 한국으로 이동한 후 용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1949년 미군은 군사고문단 482명만 남기고 한국에서 철수했으나 1950년 6·25전쟁이 터지면서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으로 돌아왔고 1957년 7월 주한미군사령부를 용산에서 창설했다. 즉 용산 주둔 73년 만에, 주한미군사령부 창설 61년 만에 용산을 떠나 평택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평택기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인 1,467만7,000㎡(444만평)로 모든 이전이 완료되는 올해 말께에는 평택에 거주하는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소속 군인과 가족의 규모가 4만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의 새로운 출발을 맞아 청와대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동맹의 초석인 동시에 한미동맹의 미래”라며 “오늘 주한미군사령부 ‘평택 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동맹이 ‘군사적 동맹’과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한 발걸음도 한미동맹이 강력한 억제와 대응 태세로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현·이태규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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