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기촉법이 일몰되면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기촉법 일몰로 사적 구조조정은 채권자 100%의 동의가 필요한 자율협약만 남게 돼 일사불란한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회생법원은 회생신청을 한 기업이나 채권자들이 자율 구조조정 의사를 표시하면 ‘회생절차협의회’를 소집해 확인한 후 개시를 최초 한 달간 보류하는 결정을 내린 뒤 협의 진척상황에 따라 추가로 2개월을 연장해준다. 해당 기간 법원은 채무자에 대한 변제 금지 등 보전 처분과 채권자에 대한 포괄적 강제집행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 사이 기업은 상거래채권을 변제하는 등 종전과 동일하게 영업하면 된다.
자율 구조조정안이 합의되면 회생신청은 취하된다. 만약 회생절차 개시 전 인수희망자가 있는 경우 인수합병(M&A) 절차를 시작할 수 있고 구조조정안이 합의되지 않더라도 채권자의 50% 이상이 동의하는 경우 사전계획안(P플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회생법원의 한 관계자는 “기촉법 일몰에 따라 법원 자체적인 부작용 방지책을 마련했다”며 “기업이 법정관리를 피하려고 버티다가 파산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채권자와 자율 구조조정을 협의하면 회생절차를 연기해주는 게 기촉법 이전에도 관례처럼 돼 있는데 회생법원이 금융당국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과 회생절차에 대해 더 신경 쓰겠다는 의지를 밝힌 차원으로 해석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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