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에 짓는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세 번째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당초 현대차가 계획했던 올 하반기 착공이 불투명해졌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정비위는 GBC 건축을 위한 한국전력공사 부지 이용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 보류 결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 함께 지난 3월 수도권정비위 심의 보류의 주요 근거인 GBC 건축에 따른 인구유입 유발효과 재분석 및 저감대책, GBC로 옮기게 될 기존 계열사 시설들(이전적지) 관리방안 등을 보완해 수도권정비위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관련 대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정비위의 심의 보류 결정이 반복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업계획 자체의 문제보다 최근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급매물이 속속 소진되면서 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공개한 후에는 서울 요지의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GBC 건축으로 업무·상업·전시 등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삼성동 일대에 활력이 더해질 수 있다”며 “특히 수조원에 달하는 GBC 사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GBC를 높이 569m,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로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총 공사금액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서울시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안전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를 모두 마쳤으나 수도권정비위의 심의를 넘지 못해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박경훈·이완기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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