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골프 비수기지만 빅 시즌인 가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용품업계의 여름은 연중 가장 바쁘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대 최고의 가을을 꿈꾸며 물밑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5일 “업체들은 저마다 ‘역대급’ 제품의 9월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장비 교체를 고민하는 골퍼들에게 어떻게든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중”이라고 밝혔다. ‘가을의 전설’을 꿈꾸는 각 업체의 대표 제품들을 들여다봤다.
◇두 토끼몰이 대신 하나만 확실히=‘깜짝 놀랄 비거리와 잘 못 쳐도 똑바로 가는 직진성 보장’. 골퍼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드라이버 홍보 문구다. 얼마 전만 해도 어떤 업체든 거의 비슷한 식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소개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 달라진 분위기다. 방향성이 최우선인 골퍼, 뭐니뭐니해도 비거리가 먼저라는 골퍼, 타구감을 중시하는 골퍼 등 타깃 층을 구분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 대세다.
야마하의 리믹스(RMX)218은 직진성의 대표 주자임을 자부한다. 최적의 무게 배분에 집중해 ‘스트레이트 볼 구조’로 제작했다는 설명. 핑의 G400맥스는 15㏄ 커진 460㏄의 대형 헤드로 자사 역사상 최대 직진성을 실현했다. 비거리에 방점을 찍은 제품으로는 미즈노 GX가 눈에 띈다. 한국과 일본에만 출시된 모델로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비거리 전용으로 개발했다. 여성 라인인 GXf는 내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던롭의 젝시오Ⅹ는 ‘골프여제’ 박인비가 올해 사용하면서 비거리 증가 효과를 본 제품이다. 간결하고 짧은 백스윙으로도 250야드를 넘기면서 골프가 한결 편해졌다고 박인비는 말한다. 젝시오는 박인비 클럽에 적용된 샤프트가 그대로 들어간 젝시오Ⅹ 크래프트 모델로 후반기에도 열풍을 이어갈 태세다. 두 클럽 더 나간다는 뜻의 야마하 인프레스UD+2도 비거리 전문 드라이버다.
◇베일 싸인 드라이버, 몰리나리의 아이언=타이틀리스트는 TS2·TS3 드라이버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현재 해외에 이미지만 공개한 상황. 열흘 전 재미동포 마이클 김이 TS2 드라이버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이클 김은 이 대회에서 지난 시즌 평균 대비 5야드의 거리 증가와 페어웨이 안착률 30%포인트 상승효과를 봤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23일 티징 이미지(제품 정보 일부만 공개)로 처음 골퍼들을 만난다. 골프볼 프로V1으로 유명한 타이틀리스트는 최근 내놓은 골프볼 AVX가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서 TS 마케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P790아이언은 ‘머슬백 아이언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다. 최근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가 이 아이언으로 브리티시 오픈을 제패하면서 골퍼들 사이에 새삼 주목받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강렬한 컬러가 돋보이는 P790 블랙 아이언으로 ‘몰리나리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캘러웨이가 무광 블랙 컬러로 마감한 로그 프로 블랙 아이언을 한정 판매하는 등 후반기 용품업계에는 블랙 컬러 바람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핑은 자사가 오랜만에 내놓는 단조 아이언 i500과 중급자 전용 i210 아이언의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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