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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7군단으로 화력집중 '선택과 집중' 포성 울린다

<48>육군 기갑부대 대대적 개편

고성능 무기 도입으로 작전체계 변화

6개 기보사→3개·기갑여단 5개→8개

연내 통폐합 착수…2020년까지 완료

보병사단에 흡수 부대는 K1전차 배정

내년말 11사단, 20사단으로 편입 예정

기보사 3개 휘하로…강력해지는 7군단

힘 모아줘 유사시 敵전선 뚫고 진격役

남한강가에서 대규모 기동사열 중인 20기계화보병사단의 전차부대. ‘아시아 최강 사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20기보사가 부대 명칭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육군의 중추인 기갑부대의 모습이 크게 바뀐다. 올해 말부터 해체와 통폐합이 시작돼 오는 2020년 말에는 육군의 6개 기계화보병사단 가운데 3개만 남는다. 대신 기갑여단은 5개에서 8개로 늘어난다. 국방부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개혁2.0’의 세부안에는 이 같은 계획과 일정이 담겼다. 군 기갑부대의 개편 이유와 방향을 살펴본다.

◇밑그림은 5년 전부터=기갑부대 개편이 국방개혁2.0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되고 있으나 시작은 최소한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본요인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병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감시자원을 비롯한 고성능 무기 도입으로 사단 중심의 작전체계를 군단과 여단 중심으로 전환하며 기갑세력도 변화를 맞았다. 개편방향은 ‘맞춤식 지원+선택과 집중’. 아군과 적군 전차 수백 대가 뒤엉켜 싸우는 대규모 전차전이 한반도 전장 여건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보다 작은 단위로 개편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6년 말 6개 기계화보병사단 중 30기보사를 제외한 5개 기보사를 7군단 휘하로 묶은 것도 개편작업의 한 단계였다.

◇통폐합 및 해체, 3개 기보사만 존속=통폐합되는 기보사의 규모는 현재와 동일하다. 두 사단이 합쳐졌다고 병력과 장비가 2배로 늘어나는 게 아니고 이전의 1개 기보사 수준을 유지한다는 얘기다. 이 경우 사람이 제대하거나 다른 부대로 전출돼도 장비는 남는다. 통합되는 2개 기보사와 해체될 1개 기보사에서 각각 1개 기갑여단은 독립여단으로 존속한다. 부대가 축소되는 셈이다. 나머지 부대들은 기존의 5개 기갑여단에 포함되거나 보병사단 소속으로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직도 미국제 구형 M-48전차를 사용하는 보병사단에 통폐합되는 부대들의 K1전차가 배속될 예정이다.

개편일정은 이미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말까지 8기보사와 26기보사가 합쳐진다. 창설일자와 단대호(단위부대번호)가 앞서는 8사단에 26사단이 흡수되는 형식이다. 다만 주둔지역은 8사단(포천)이 아니라 26사단(양주) 지역으로 알려졌다. 26사단이 제집에 앉아 부대 마크를 8사단으로 바꾸는 격이다. 일각에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따라 7군단이 철수한다”고 알려진 것도 이를 오해한 일로 보인다. 2019년 말에는 11사단이 20사단에 흡수될 예정이다. 2020년 말에는 30기보사가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야지 기동 시험이 7월 말로 종료될 K808(앞쪽)과 K806 차륜형 장갑차. 바퀴가 8개 달린 K808은 전방의 상비사단에, 6륜으로 구성된 K806은 후방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차륜형 장갑차는 궤도형에 비해 야지 주행능력은 떨어져도 획득 및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데다 도로망이 발달한 지역에서 운용하기에 유리하다.




◇11사단과 20사단, 어디가 존속하나=군의 애초 계획은 20사단이 11사단을 흡수하며 주둔지를 경기도 양평에서 강원도 홍천으로 옮긴다는 것. 대부분은 내용처럼 형식에서도 20사단이 존속할 것으로 생각했다. 국내 두 번째 기계화보병사단이라는 역사성과 가장 먼저 최신장비를 받는 최정예사단이라는 점에서 단대호가 11사단보다 느려도 ‘20사단’이라는 명칭이 살아남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부대 명칭이 남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천을 포함한 강원도 지역에서 군부대 유치 및 11사단 명칭 존속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천 지역 상공인들은 지역경제에 대한 타격을 내세우며 세를 넓히고 있다. 반면 군부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양평지역의 분위기는 홍천과 다르다. 무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아파트를 짓기 위해 군부대가 주둔지를 떠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에는 ‘11사단’이라는 명칭이 존속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 강력해질 7군단=7군단은 3개 기보사만 남게 됐지만 사실상의 전력은 더욱 강해진다. 기보사단 개편이라는 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2016년 12월1일자로 8·11·26사단을 예하에 거느리기 직전까지 7군단 휘하에는 수기사와 20사 2개 사단이 전부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7군단의 전력은 2개 기보사에서 3개 기보사로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올해 초에는 코브라 공격헬기로 구성된 항공단까지 생겼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공정사단 신설 여부도 관건이다. 신설되면 7군단 소속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갑전력을 여단 중심의 작은 단위로 쪼개면서도 7군단에 힘을 모아주는 것은 유사시 전선이 고착되면 전차군단이 돌파구를 열고 전선을 초월해 후방 깊숙이 진격한다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K808 배치, 보병사단 기동력 획기적 향상=보병사단의 기동력도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차륜형(바퀴식) 장갑차 배치 덕분이다.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차륜형 장갑차에 대한 4개월여의 야전운용 평가가 이달 말 마무리되고 본격 배치에 들어간다. 기계화보병사단에 이 장갑차를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전투용 차량에 의한 기동력이 전무한 전방 보병사단이 더 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보급순서가 상비사단→후방사단으로 정해졌다.

전방의 상비사단에 차륜형 장갑차대대가 2020년까지 완편될 예정이다. 후방 사단의 기동대대와 연대의 기동중대에도 배치된다. 다만 배치 수량은 상비사단의 절반 이하로 알려졌다. 차종도 다르다. 상비사단에는 바퀴가 8개 달린 K808이, 후방에는 K806(바퀴 6개)이 각각 배치된다. 생산 예정 물량은 600여대로 잡혀 있으나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휘소형 장갑차가 내년 말까지 개발될 예정이다. 해외 개발 동향과 비슷하게 박격포탑재형이나 앰뷸런스형 등의 계열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륜형 장갑차의 대량 배치에는 육군의 인식 변화가 깔려 있다. 우리 군은 유별나게 차륜형 장갑차를 마다해왔으나 최근 태도를 바꿨다. 군이 차륜형을 손사래 쳤던 이유는 두 가지. 창군 당시부터 미군이 공여한 M8 그레이하운드 차륜형 장갑차를 운용했으나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T-34전차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데다 1970년대 말 이탈리아 피아트사로부터 면허 생산한 KM900과 KM901장갑차의 잦은 고장과 기대 이하의 성능 때문에 불신이 자리 잡았다. 획득 및 운용 유지비가 궤도식보다 낮다는 이점이 부각되고 일선 부대의 반응이 좋을 경우 파생형 개발과 기보사단 및 해병대의 추가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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