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의 여자골퍼 황아름(31)은 한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가수 보아를 유독 좋아했다. 이를 계기로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2부 투어를 거친 황아름은 2009년에 1부 투어 풀시드를 획득했다. 그해 곧바로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2위를 무려 8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면서 화제가 됐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그는 매년 상금랭킹 30위~50위권을 맴도는 그저 그런 선수가 됐다. 동갑내기 안선주가 3차례나 상금왕에 오르고 JLPGA 투어 한국인 최다승 기록을 쓰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29일 일본 야마나시현 나루사와GC(파72)에서 끝난 JLPGA 투어 다이토 겐타쿠 이헤야넷 레이디스 대회. ‘그저 그런 선수’ 황아름이 무려 9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들었다. 최종 4라운드에 이븐파 72타를 친 그는 이민영과 합계 14언더파로 동률을 이룬 뒤 연장 끝에 우승했다. 연장 첫 홀인 18번홀(파5)에서 황아름은 버디를, 이민영은 파를 적었다. 우승상금은 2,160만엔(약 2억1,700만원).
황아름은 올 시즌도 컷 탈락 5번을 당하는 등 들쭉날쭉했다. 상금랭킹은 44위. 3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맞고도 연장을 허용할 때만 해도 이민영의 우승으로 기우는가 했다. 그러나 황아름은 바로 앞서 보기를 범했던 홀에서 버디를 떨어뜨리는 집중력으로 9년4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렸고 상금랭킹도 13위로 끌어올렸다. 김해림은 10언더파 5위, 안선주는 5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의 올 시즌 JLPGA 투어 승수는 7승(21개 대회)으로 늘었다. 안선주가 3승, 이민영·신지애·배희경·황아름이 1승씩을 더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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