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가 높은 결제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신용카드사 ‘비자’를 퇴출시켰다.
31일(현지시간) 크로거는 8월14일부터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역 브랜드 ‘푸즈코’(Foods Co.) 21개 매장과 5개 주유소에서 더는 비자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푸즈코 측은 “비자카드의 이율과 결제 수수료는 어느 신용카드사보다 높다”며 비자 신용카드 퇴출로 절감된 비용은 상품 가격 인하를 통해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즈코 쇼핑객은 앞으로 비자 신용카드로 물품 가격을 지불할 수 없다.
단 직불형 카드인 비자 데빗카드와 매스터·아메리칸 익스프레스·디스커버 신용카드 사용은 가능하다.
크로거는 월마트에 이어 2번째로 큰 미국의 소매업체로, 미국 35개 주와 워싱턴DC 2,800곳에서 크로거·마리아노스·딜런스·프라이즈·랄프스·스미스 마트 등 약 20개의 다양한 브랜드로 매장을 운영한다.
크로거의 최고정보책임자(CIO) 크리스 젤름은 “사업자 입장에서 비자 신용카드에 대한 거부감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비용구조 정상화를 위해 푸즈코의 결정을 전사적 차원에서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자 대변인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조치는 누구도 승자로 만들 수 없다”며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관련 정보분석업체 ‘컴페어카즈’(CompareCards) 매트 슐츠 연구원은 “크로거의 행보가 소매업체들의 ‘비자카드 퇴출’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결제 비용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자카드를 취급하지 않는 업체를 찾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