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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갈등 격화에도...美 기업들, 中에 '끈질긴 구애'

"中은 저성장 마지막 탈출구"

구글, 검열수용 검색 엔진

8년만에 재진출 준비중

테슬라도 공장 건설 추진

무역전쟁 새 변수 될수도







8년 전 중국을 떠났던 구글이 중국 공산당의 검열을 받아들이면서까지 중국 시장 재진출에 나서는 등 미중 무역갈등의 와중에도 미국 기업들이 중국행을 가속화 하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미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행보에 맞춰 중국 투자를 포기하기에 중국이 너무나 큰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장 포화로 성장동력이 떨어진 기업들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마지막 탈출구로 인식하는 상황이라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가 미중 무역전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중국에서 중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웹사이트와 검색 결과를 차단하는 검색엔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드래건플라이’라고 명명된 프로젝트를 맡은 구글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이 지난해 봄부터 중국 맞춤형 안드로이드 앱 개발에 나섰고 최근에는 중국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연했다고 전했다. FT는 “구글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검열정책에 굴복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의 검열정책에 반기를 들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던 구글은 사실 수년 전부터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구글은 꾸준히 중국에서 번역 앱과 게임을 출시하고 전자상거래 업체와 게임 플랫폼 회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검색엔진 운영을 제외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중국 시장의 문을 열기 위한 연결고리를 이어왔다. 구글이 중국에 재진출한 것은 7억명이나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 등 세계 최대 인터넷 인구를 가진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NYT는 “구글의 전환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상품을 이에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중국 진출 시도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구글은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반면 구글의 중국 진출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토종 검색업체 바이두는 7.7% 급락하는 등 시장은 구글의 중국 재진출 시도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성장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많은 테슬라가 최근 50억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 입장에서 2013년 이후 전기차 시장이 50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추가 성장동력을 찾을 유일한 지역인 셈이다. 앞서 페이스북도 이른바 ‘만리 방화벽’으로 불리는 중국 당국의 통제 시스템으로 2009년에 중국 접속이 막힌 뒤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구애의 손길을 끊임없이 내밀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어 공부를 한다고 홍보하거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딸의 중국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는 등 러브콜을 끊임없이 보냈다. 최근 페이스북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3,000만달러 규모의 자회사 설립을 시도했다. 다만 중국의 검열정책 때문에 퇴짜를 맞았지만 페이스북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YT는 “구글과 중국 정부 간의 논의는 미중 무역전쟁 이전부터 시작됐지만 현재 협의가 원만하지 않다”며 중국 정부가 구글 진출을 무역협상의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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