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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주지훈 “‘신과 함께‘가 절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 줘“

‘화해와 용서’라는 영화의 주제와 문법에 끌려

“김용화 감독을 만난 게 신의 한 수”

“‘신과함께’ 덕분에 인생관까지 바뀌어“

“정말 서로 신뢰하면서 찍었어요. 우리가 남들은 속여도 스스로는 못 속이잖아요. 감독님과 배우들 모두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지훈이 ‘신과 함께’ 1편과 2편을 함께 한 11개월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인간 주지훈의 인생관이 바뀌었을 만큼, 배우 인생 전체를 통틀어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던 ‘신과함께-죄와 벌’. 그 2부인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 개봉했다. 연일 100만 명을 동원하며 개봉 5일째 총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 역대 최단 기간 흥행 기록이라는 눈으로 보이는 수치 외에도 ‘신과 함께’는 그에게 감사함으로 기억될 영화이다.

“‘신과 함께’는 제게 감사한 작품이에요. 관객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점은 물론 내부적으로는 배우로서 갖고 있던 선입견과 작품의 시야들을 넓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작품입니다. 제 인생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 개봉을 앞두고 떨리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설렘이 함께 하고 있어요.”

배우 주지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 함께 2’는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저승 삼차사 중 한 명인 해원맥을 맡았다. 1부에서 허세와 유머를 겸비한 해원맥 캐릭터의 중심을 잘 잡았다면, 이번에는 과거의 진실과 마주해야만 하는 해원맥의 묵직해진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여기에 천 년 전 과거에서 펼쳐지는 설원 속의 액션은 단연 영화의 백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저승은 물론 이승과 과거에도 무사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그의 액션 연기 역시 기대해도 좋다.

배우 주지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주지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부는 저승 차사들의 구원과 용서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1, 2부의 간극을 뛰어넘기 위해 주지훈은 감정선의 밸런스에 신경썼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해원맥과 함께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덕춘의 혼란과 깨달음의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 김향기의 공을 빼놓지 않았다.

“1부와 2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천 년 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떻게 감정선에 대한 밸런스를 맞춰나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이야기와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고 리허설 또한 굉장히 디테일하게 하며 서로 많이 맞춰나갔어요, 개인적으로 향기 씨에게 매우 고마워요. 다 향기 덕입니다. 흔히 말하는 ‘아역 배우란 걸 감안하고 본다’ 그런 게 없어요. 해원맥이라는 캐릭터가 갇혀있고 딱딱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향기 씨가 옆에 있어 잘 살아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1편과 180도 달라진 해원맥을 그리면서, 주지훈이 참고한 인물은 다른 이도 아닌 김용화 감독이다. “해원맥은 마음씨도 따뜻하고 스타일리쉬하고 보는 재미가 많은 캐릭터”라고 설명한 그는 김용화 감독의 실제 모습과 같다며 캐릭터 구축과정을 밝혔다.

“해원맥의 정확한 모델이 내 눈앞에 있었어요. 바로 김용화 감독이었죠. 일이 아닌 평상시에 나오는 말투가 해원맥과 흡사해서 김용화 감독을 참고했어요. 초반엔 접해보지 않은 촬영 방식과 캐릭터 덕분에 스스로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는데, 눈 앞에서 해원맥이 살아 숨 쉬니 더더욱 확신이 섰어요.”

실제로 ‘해원맥’의 말투와 특징은 김용화 감독의 성격이 적극 반영됐다. 슬프고 힘들고 짜증 나는 순간에도 특유의 화법으로 디테일을 살리는 사람이 바로 김용화 감독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있자니, 해원맥이 온기와 유머가 김용화 감독을 거쳐 주지훈의 몸을 타고 흐르는 듯 했다.



“말투나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정말 똑같아요. ‘신과함께’ 촬영 중 굉장히 비싼 장비가 박살이 난 일화가 있어요. 보통 사람들은 놀라거나 화를 먼저 낼 텐데 김용화 감독은 이를 보며 ‘아...카메라가 날라갔네’라고 씁쓸하게 말하세요. 그런 비애감 넘치는 모습이 해원맥이랑 닮았죠. ”

주지훈은 ‘신과 함께1‘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단단한 팀워크를 꼽았다. 특히 1편에 이어 2편을 함께 한 하정우를 통해 “함께 호흡하는 상대방 배우를 정성스럽게 바라봐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털어놨다. 2편을 함께 한 마동석과는 코미디 액션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웃음 케미를 발산하는 법을 배웠다. 성주신과 대면하는 장면 등 ’신과 함께‘는 애드리브 없이 100% 약속된 대사와 액션으로 진행됐다는 뒷 이야기도 들려줬다.

특히 주지훈은 김용화 감독을 만난 것에 대해 ‘신의 한 수’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나고 배우 주지훈은 긍정적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신과함께1’이 귀인 자홍을 환생시키기 위한 일곱 지옥의 재판을 중점적으로 보여줬다면, ‘신과함께2’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배경으로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배우 주지훈이 영화 ‘신과 함께2’에서 과거의 기억을 찾으려는 일직차사 ‘해원맥’으로 열연했다.


‘신과 함께2’에선 염라대왕의 명으로 망자를 데리러 간 해원맥과 덕춘이 자신들조차 몰랐던 삼차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성주신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정말 김용화 감독은 은인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감독님은 일을 굉장히 즐겁게 하는 사람이세요. 아이들이 땡볕 놀이터에서도 노는 건, 즐거우니까 계속 놀지 않나. 그걸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하듯이 감독님은 어려운 일도 쉽고 즐겁게 재미있게 하는 사람이세요. 감독님이 워낙 배우들을 편하게 해주세요. 어린 배우들에게도 늘 성심성의껏 예의 있게 대해주시는 점도 좋아요. 좋은 선배들과 동료들을 만나 함께 작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

주지훈의 2018년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지난 1일에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2’를 시작으로 ‘공작’ 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 공개 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과 영화 ‘암수살인’까지 그를 기다리는 작품들이 많다.

“‘신과함께2‘와 ’공작‘ 두 영화 모두 홍보 전면에 나서는 그의 얼굴에선 걱정보단 행복한 기운이 전해졌다. ”장르나 캐릭터 면에서 유사성이 있으면 개봉 시기가 겹치는 것이 걱정이 됐을 텐데, 완전히 반대의 지점에 있는 작품들이라서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신과함께2‘은 영화를 바라 보는 시야를 확장시켜 준 작품이죠.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인생관 모두를 다시 돌아보게 했어요. 저를 아주 많이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요. ’공작‘은 마치 공연 무대처럼 제 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을 받았어요. 두 작품 모두 각자의 매력이 커서 이야기 할 것들이 많아요. ’공작‘ 인터뷰도 오실꺼죠? ‘공작’으로도 많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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