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사우디 간 외교분쟁은 앞서 사우디가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과정에서 캐나다 시민권자인 여성 운동가 사마르 바다위를 체포하면서 불거졌다. 사우디 당국의 조치에 캐나다 외무부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모든 인권운동가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자 사우디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갈등이 야기된 것이다.
사우디는 즉각 캐나다와의 교역관계 중단 및 자국 주재 대사 추방 등 제재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유학생과 의료 서비스 이용자 철수, 항공운항 중단 등 추가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UAE에 긴급도움 요청한 이유
갈등 계속 땐 수출 등 타격 우려
유학생 철수도 재정손실 불러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우디와 달리 캐나다가 곧바로 주변국의 도움을 요청하며 사태 수습을 서두르는 것은 양국 간 마찰로 초래될 경제적 타격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캐나다가 외교·경제적으로 중요한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반면 캐나다 입장에서는 사우디와의 갈등으로 야기될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베세마 모마니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현지 매체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대(對)캐나다 석유제품 수출량이 크지 않은 사우디에 비해 사우디에 무기를 팔아야 하는 캐나다는 더 아쉬운 입장”이라며 “서방에 막대한 달러를 투자한 사우디 입장에서 외교·정치적 관계가 덜 복잡한 캐나다는 손쉬운 표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캐나다는 이번 사태가 1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사우디와의 장갑차 수출 계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국 간 총교역액은 40억달러 규모다.
캐나다 대학들도 사우디 유학생 철수로 인한 재정피해를 우려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15년 기준 캐나다 내 사우디 유학생 수는 총 1만6,000여명으로 이들이 철수하면 연간 3억640만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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