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다이허 회의 끝낸 시 주석 조만간 전격 방북 가능성
북한이 11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외국인 단체 관광을 전격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전현직 지도부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를 마치고 방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중국의 북한전문 여행사인 INDPRK에 따르면 북한 여행사들은 이날 중국 여행사에 북한 국내 상황 때문에 오는 11일부터 내달 5일까지 모든 단체 여행을 중단하겠다고 통지했다.
북측은 통지문을 통해 오는 11일부터 20여 일간 평양에 있는 모든 호텔에서 보수작업을 해야 하므로 단체여행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에도 자국 내 중요 행사가 있으면 다양한 명분을 들어 외국인 입국을 통제해 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을 앞두고 열병식을 거행하거나,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중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외국인 관광이 최성수기인데 갑자기 입국을 통제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인물의 방북 또는 자국 내 중요 행사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방북이 시기를 조정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번 북한 여행사의 단체 여행 중단이 시 주석의 방북 확정 신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최근 북중 관계가 급격히 호전되면서 양국 고위급 방문은 물론 여행 등 민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번 북한 측의 중국인 단체 여행 중단 움직임이 중국 최고위 인사의 방북 등을 염두에 둔 보안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를 통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불거진 리더십 위기 우려를 정리한 후 전현직 지도부에 자신의 존재감을 명확히 하고, 대외적으로 방북과 북중 혈맹 관계 재확인을 통한 우회적인 대미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말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의견을 모은 만큼 그의 방북 기간 시 주석의 북한 방문 관련 사안이 다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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