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 보고서가 오는 17일 공청회에서 공개된다. 재정계산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국민연금 장기재정수지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제도개선, 기금운용발전방안 등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으로 5년마다 실시된다. 2003년 1차, 2008년 2차, 2013년 3차에 이어 국민연금 30주년인 올해 4차 재정계산을 끝냈다.
이번 추계결과 국민연금 기금은 2057년에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추산됐다. 3차 때보다 3년 이른 시기다. 이에 제도발전위원회는 2088년까지 1년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금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재정안정과 노후 소득보장강화의 두 목표를 잡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마련했다.
첫 번째 방안은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액의 비율)을 더는 낮추지 않고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내년에 1.8%포인트 올리는 방안이다. 그러면 연금지급액이 올라가 국민연금의 소득보장기능이 강화된다.
두 번째 방안은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포인트씩 낮춰 2028년 40%로 떨어뜨리도록 한 현행 국민연금법 규정을 계속 유지하되 2088년까지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 2033년(또는 2028년)까지 1단계 조치로 보험료를 13%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런 보험료율 조정만으로는 재정안정을 달성하기 힘들기에 이후에도 2단계 조치로 2038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65세(2033년)에서 2048년까지 68세로 상향 조정한다. 또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해 소득대체율에 ‘기대여명계수’를 적용해 연령이 많으면 연금급여액을 깎는다.
이 두 가지 방안 모두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한다. 보험료는 지금보다 1.8∼4%포인트 오르게 된다. 보험료율은 국민연금 제도시행 첫해인 지난 1988년 3%에서 시작해 5년마다 3%포인트씩 올라 지난 1998년부터 지금까지 20년간 9%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나이를 현행 60세 미만에서 2033년까지 65세 미만으로 상향 조정한다. 의무가입 나이가 늘더라도 물론 소득이 없으면 납부예외자로 신청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연금을 받을 요건인 최소가입기간을 현재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해 국민연금 지급 사각지대도 줄인다.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 상한액도 대폭 올려 자신의 실제 소득에 맞춰 보험료를 내도록 함으로써 노후소득보장기능도 강화한다. 현재 소득상한액은 월 468만원인데 내년 7월부터 월 522만원으로 54만원을 올리도록 했다. 이후에는 임금상승률에 연동해 자동으로 인상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을 만든다. 이후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중 국무회의에 상정해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다. 이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하면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는 국회 특별위원회나 정부와 연금가입자 대표, 공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이뤄진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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