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도 원주에서 2018 공공기관 워크숍을 주재하고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 등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문에서 “우리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축으로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의 양극화 구조로는 결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우리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고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구조 전환의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청년층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빠른 고령화 속에서 노인빈곤도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잇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공공기관이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공공기관장 여러분, 반갑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모두 함께 뵙습니다.
원주 혁신도시가 여러분 덕분에 활력이 넘칩니다.
오늘 우리는 공공기관 혁신 방안을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실천을 약속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혁신 목표는 분명합니다.
모든 공적인 지위와 권한을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에 있습니다.
전기, 교통, 금융, 의료에서
식품, 체육, 영화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현장에서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공공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밝혀진 공공기관의 비리에서 보듯이
몇몇 공공기관은 국민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특권과 반칙의 온상이 되어,
국민의 공복이라는 자부심을 잃기도 했습니다.
채용과 입찰과정에서의 비리,
어렵고 위험한 일은 위탁업체나 비정규직에 맡기고
민간 부문에 갑질을 하는 등 드러난 현실이
국민들께 큰 실망을 주었습니다.
공공기관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스스로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최근에 문제가 된 피감기관의 해외출장 지원은
국회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피감기관에도 적지 않은 잘못이 있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출장지원, 과도한 의전 제공 등은
피감기관 차원에서도 금지되고 문책되어야 합니다.
더욱 뼈아픈 것은 이러한 일들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비단 공공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공기관의 평가에서,
효율과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에 두었던
정부와 사회의 책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무리하고 부당한 지시로
공공기관을 옭아매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공공기관장 여러분,
다행히 지난 1년여 간 여러 자성의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정부부터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정상화했습니다.
정부의 불필요한 지침과 규제에 대해서도 대폭 정비하고 나섰습니다.
공공기관도 스스로 나섰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 자율적으로 기관별 혁신계획도 마련했습니다.
국민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공공기관들의 굳은 결의가 느껴집니다.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도 폭넓게 수용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이제 출발점에 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눈높이는 매우 높습니다.
공공기관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공공기관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늘 새겨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혁신에 임해 주시길 바랍니다.
공공기관 혁신에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기관 본연의 업무를 중심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혁신의 첫걸음입니다.
얼마 전부터 ‘코레일’은 지자체와 협력하여
산간벽지 주민들도 쉽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철도역까지 공공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필요를 세심히 살핀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일자리, 상생과 협력과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기관의 경영철학이 되어야 합니다.
‘동서발전’은 초과근무 수당 등을 절감한 재원으로
작년 신규 인력 72명을 추가 채용했습니다.
노사 합의를 통해 이룬 아주 값진 결실입니다.
이곳, 원주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공공의 가치가
성장으로 이어진 아주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지정된 원주 혁신도시에 공공기관들이 이전하면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하나둘씩 들어섰습니다.
산학민관이 긴밀히 협력하여 의료기기산업을 발전시켰고,
재작년에는 원주, 한 도시의 의료기기 수출이
4,850억 원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수출액의 15.4%에 이르는 성과입니다.
원주 혁신도시는 지역인재 채용에도 앞장 서,
올 상반기에만 목표치 18%를 훌쩍 뛰어넘는
30.9%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이 공공기관의 공공성 회복은 기관의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입니다.
공공부문의 우수 사례들이 민간으로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공공기관장 여러분,
우리는 지금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축으로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양극화 구조로는
결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정부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우리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고,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키울 것입니다.
한편, 경제구조 전환의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청년층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빠른 고령화 속에서 노인빈곤도 심각합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잇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최근 금융 공공기관들이 앞장 서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수출보험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의 재창업과 재기 지원 사업을 늘렸습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공공기관이 혁신성장의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신산업과 스마트팜, 스마트시티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공공기관의 데이터와 시설, 장비의 공유를 통해
혁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의 자세도 새롭게 하겠습니다.
각 공공기관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습니다.
마침 어제 법제처에서
‘적극행정 법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공공부분이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혁신에 능동적으로 나서도록 할 것입니다.
감사원도 적극행정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장려하는 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확실하게 힘을 실어드리겠습니다.
공공기관은 정부 예산의 1.6배를 사용하는 등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부처는 공공기관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긴밀히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기관장의 리더십에 달려있습니다.
더 이상의 비리나 부패로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도 그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입니다.
공공기관장 여러분,
국민의 참여는 혁신의 전 과정에 필수적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회의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동체,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이끌어 갈,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오늘 많이 논의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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