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무부장 A 교사의 쌍둥이 자매는 지난해 1학년 2학기 수학과목 시험 중 1문제에서 시험 후 정답이 정정된 문제의 ‘정정 전 정답’을 똑같이 적어냈다. 문과와 이과로 나뉜 2학년 시험에서도 문과 자녀는 3문제, 이과 자녀는 5문제에서 각각 ‘정정 전 정답’을 냈다. 해당 시험에서는 총 11문제의 ‘오답 수정’이 있었는데 자매는 이 중 9문제에서 정답으로 바뀌기 전의 ‘오답’을 적어냈다. 이 중에는 이과 화학 문제 중 공식과 답을 수기로 적어내야 하는 서술형 문제도 있었다.
성적 경쟁이 치열한 이 학교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편인데도 자매의 평균점수가 전교 2등을 차지한 다른 학생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는 점도 의혹으로 지목됐다. 반면 두 자매의 올 3월 수능 모의고사 점수는 전교 1등의 성적이라기에는 초라한 수준이었다.
A 교사가 2016년 교무부장을 맡으면서 딸들의 입학 예정 사실을 미리 알렸지만 학교 측이 “관행적으로 괜찮다”며 무시한 정황도 파악됐다. 교감 B씨는 “직전 교감도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그대로 직을 맡겼다. 또 A씨가 “시험서류를 1분 정도 봤다”고 해명했던 것과 다르게 실제로는 고사 담당교사가 수업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1시간가량 단독으로 서류를 검토한 사실도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사 보안관리 현황을 전수점검·장학하는 등 정기고사 관리의 전반적 점검 및 비리 예방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후기고 학생 배정 때 사전신고제도를 강화해 교직원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재학하지 않도록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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