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자위대의 사이버 방위능력을 높이기 위해 파격 조건을 내걸고 민간인 전문가 모집에 나서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오노 게이타로 방위성 정무관(차관급)은 최고 수준의 민간 전문가를 연봉 2,300만 엔(2억2,830만 원)의 차관급 대우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리적 공격과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이뤄지는 최근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일본 자위대를 비롯한 세계 각국 국방당국은 2014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전쟁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의 크림반도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에서는 정전이 발생하는 등 사이버 공격으로 사회 전체가 여러차례 혼란에 빠졌다.
일본 자위대는 2014년 통합막료감부에 ’사이버방위대‘를 창설했다. 유사시 적의 사이버 공격의 첫번째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위대의 정보시스템을 지키는 게 임무다. 지휘통신체계 등에 장애가 발생해 일선에서 혼란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자위대가 채용할 전문가는 이 부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방위대는 1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방위성은 올해안에 인원을 15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육해공 자위대에 속해있는 사이버 방위담당 요원을 합해도 250명 정도(추정)다. 수천명 규모의 사이버 공격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과 북한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자위대는 유사시 인력부족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채용하는 외에 현장에서 사이버 방위를 담당할 인재로 예비자위관 육성에도 나섰다. 올 봄 처음으로 IT(정보기술) 기능을 보유한 예비자위관 30명을 대상으로 육상자위대에서 사이버 방위훈련을 실시했다. 이들은 평소에는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유사시에는 사이버 방위 현장에 배치된다.
자위대는 사이버 공격능력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에 발표할 차기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공격능력 보유를 명기한다는 방침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9일 ’방위계획대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안보와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에 참석해 ”사이버와 우주 공간 등 새로운 영역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일본의 방위에 사활을 걸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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