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기행’으로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그가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를 흡연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회사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 업체 스페이스X가 미 공군과 진행하는 프로젝트 사업은 좌초될 위기에 내몰렸다.
미 CNBC는 머스크 CEO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마초를 흡연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미 공군이 이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전날 코미디언 조 로건이 진행하는 생방송 팟캐스트에 나와 진행자로부터 대마초 한 개비를 건네받고는 “거의 피워본 적이 없다”면서 호기심을 보이더니 헤드폰을 낀 채로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몇 모금을 피워댔다.
테슬라 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 흡연이 합법화했지만 인터넷 방송인 팟캐스트에서 공공연하게 흡연 모습을 보여준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팟캐스트에서 위스키를 마시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공군 측은 “그 상황에 대한 팩트와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절차를 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스비즈니스는 마리화나 흡연은 정부 보안 문제와 관련해 엄격하게 다뤄지는 이슈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의 ‘일탈행위’가 스페이스X와 공군이 체결한 프로젝트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머스크의 모습이 공개되자 7일 오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식은 장 초반 9%나 폭락했다. 주가는 장 후반 다소 회복했지만 6.3% 떨어진 263.24달러에 마감했다.
여기에 지난달 6일 테슬라에 합류한 회계책임자 데이브 모턴이 한 달 만에 사표를 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을 부추겼다. CNBC 등 경제 매체들은 모턴이 머스크의 돌발행동을 지켜보면서 ‘있을 곳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또 다른 고위임원인 인사 부문(HR) 책임자 게비 탤리대노도 곧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테슬라에서는 핵심 인재들이 잇따라 퇴사하며 회사의 비전에 대한 시장 불신이 커지고 있다. 수석엔지니어 덕 필드와 판매담당 중역 가네시 스리바츠가 7월 테슬라를 사직했고 5월에는 부사장급 중 한 명인 제품디렉터가 회사를 떠났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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