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 비대위원장이 최근 정부 정책 비판의 전면에 나선 것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최근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방문한 데 이어 미뤄뒀던 인적쇄신의 칼을 꺼내 들고 ‘존재감 확대’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이 초·재선 의원들과 합심해 입지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당무감사를 앞두고 비교적 지역·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하며 비대위의 인적쇄신을 지원사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위원장이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계파를 형성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당협위원장 사퇴 행렬에 동참한 14명의 의원 중 지난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을 제외하고는 TK를 지역구로 둔 의원이 한 명도 없다.
김무성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은 이미 당내에서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탈당-바른정당 창당-바른정당 탈당 후 한국당 복당’으로 이어진 일련의 행보 뒤 한동안 당 전면에 나서지 않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토론회에 활발히 참여하는 한편 지난 13일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질의자로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12월로 예정된 당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2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통해 주도권을 탈환하자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김무성계’로 불리는 복당파 의원은 20여명에 달한다. 다만 복당파와 골이 깊은 친박계가 견제에 나설 경우 ‘친박 VS 비박’의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한때 최대 계파였던 친박 진영은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그러나 곧 진행될 당무감사가 ‘계파 청산’으로 흘러갈 경우 진영 결집을 통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송주희·양지윤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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