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서울 동대문에 설치된 메인 프레스센터를 찾아 “합의서에 담지 못했지만 구두로 합의된 것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국회 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남북 국회 회담은 지난 30여년간 양측이 논의했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그러나 남북 두 정상이 구두 합의로 개최에 힘을 실은데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이번 정상회담 이전부터 남북 국회 회담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번에는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면회소 몰수 조치를 해제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도 수용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되자 2011년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자산을 몰수했다. 문 대통령은 “몰수조치 해제를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오는 12월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제를 함께 전시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북한 문화제를 함께 전시할 것을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국회 회담 및 각종 대북정책을 향한 야권의 반대를 의식한 듯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야는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논의를 이번 정상회담 이후 재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없이 판문점선언 비준을 동의하면 그야말로 북측에 백지수표를 써주는 꼴’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북 협력 강화 및 관련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국회와의 협력이 필수인 만큼 문 대통령의 이날 당부는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평양공동선언의 빠른 시행을 위해 범정부 추진체계를 마련하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오직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정상회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이다. 그 숙원을 이루는 길에 국민의 뜻과 늘 함께하겠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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