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55)씨의 상고심에서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전 여자친구에게 은밀한 신체 부위를 저급한 표현으로 조롱하는 음란 문자를 22차례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피해자가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전 남자친구와 비교한 것에 화가 나서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피해자에게 빌려준 1,500만원을 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내용 등의 협박성 문자를 25차례 보낸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이씨의 문자에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못했다”며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성적 욕망에는 성관계를 직접적으로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며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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