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곰돌이 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친근한 캐릭터 멘토를 앞세운 비슷비슷한 책들이 쏟아지면서 출판가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RHK는 최근 ‘미키 마우스, 오늘부터 멋진 인생이 시작될 거야’를 출간했고 위즈덤하우스는 미키 마우스를 내세운 ‘미키는 늘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거야’를 펴냈다. 문제는 두 책의 화자가 미키 마우스로 똑같은 데다 전하는 말들이 거의 비슷해서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출판가에서는 캐릭터 멘토 인기에 편승한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가방이든 수저든 어디든 계약해주는 게 캐릭터 산업의 특징인데, 출판계에서도 이것이 통용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컬러링북이 잘 되면 우르르 컬러링북을, 초판시집이 잘된다 하면 우르르 초판시집, 누가 하면 따라 하는 것도 좀 적당히 해야 한다. 결국 다 같이 죽자는 길이 아닐지, 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자신이 다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 반응이 많다. ‘곰돌이 푸’ 두 편을 다 읽었다는 독자는 “곰돌이 푸는 어렸을 때부터 읽었던 동화 캐릭터라서 친근했고, 친구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들을 책을 통해 듣게 된 점이 처음에는 좋았다”며 “그러나 앨리스부터는 하는 말이 다 비슷해서, 캐릭터와 그림만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에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위즈덤하우스 측은 “도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히 디즈니 캐릭터 도서의 출발을 미키 마우스로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올해가 미키 마우스 탄생 90주년으로, 디즈니 코리아 주관으로 11월에 미키 마우스 관련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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