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11주년 공동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하는 민관방북단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나무’를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방북단은 평양에서 귀환하는 날인 6일 북한 최대의 식물원인 중앙식물원을 참관한다. 중앙식물원은 2007년 10월 방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심은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남측에서 가져간 소나무를 심으며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가져온 흙을 합토(合土)하고 백록담과 천지의 물을 합수(合水)했다.
지난 6월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회담 때는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우리의 소장격)이 노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10·4선언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참관 장소가 중앙식물원이니 아무래도 노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를 둘러보고 오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평양에서 4∼6일 치러지는 10·4선언 공동행사에 참석하는 방북단은 정부와 국회, 노무현재단,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인사 등 총 160명으로 꾸려진다. 공동대표단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총 6명이다. 방북 기간에는 조 장관 등 당국 방북단과 북측 사이에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방북단은 4일 오전 항공편으로 평양을 찾아 숙소인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고 오후에 과학기술전당을 참관한다. 원자구조 모양의 건물인 과학기술전당은 2016년 1월 1일 준공식이 열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공식활동 무대로 삼은 곳이다.
북한의 과학기술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물 가운데 과거 북한이 쏘아 올린 로켓 모형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5일 오전에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10·4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가 열린다. 오후에는 만수대창작사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참관 일정에 이어 집단체조 및 예술공연 관람이 예정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에서 체제 선전 내용을 덜어내고 화해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행사에 들어갈 총비용은 2∼3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중 방북단의 숙박비와 교통비 등 체류비를 정부와 노무현재단 등 민간이 함께 실비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하며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북측과 협의한 체류비 총액을 유로화로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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