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견제나선 美...대형 해외투자기관 만든다

美상원, 600억弗 규모로 추진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맞서 67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대형 해외투자기관을 만든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 설립 규정 등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하원에서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은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게 됐다.

이 법이 발효되면 미국의 기존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와 다른 해외개발기구들을 통합한 ‘USIDFC’가 출범한다. 통합기구의 투자 한도는 600억달러(약 67조4,700억원)로 기존 OPIC의 2배다. 기존 기구들은 개발도상국의 에너지·항만·수도 등 인프라에 차관만 제공할 수 있었지만 통합기구는 지분투자 등도 가능해 자금운용 범위가 넓어진다.

이는 일대일로를 내세워 아시아와 아프리카·유럽 등에 대한 해외투자를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에 맞불을 놓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지난달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아프리카에만도 3년간 6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하는 등 물량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자금을 빌려주는 반대급부로 자국 기업들이 사업 개발권이나 운영권을 갖도록 함으로써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어 ‘차이나머니’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신흥시장 컨설팅 업체 KRL의 리바 러빈슨 대표는 “USIDFC 설립은 미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자국 기업 지원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수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