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초1·2학년 방과후 영어교육 허용 방향으로 가야"

학부모 간담회서 "놀이 중심으로"

"국감 뒤 11월부터 법 개정 논의"

교육정책 번복에 현장 혼선 가중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세종시 참샘유치원을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유치원에 이어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교육도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세종 참샘초등학교에서 열린 학부모·교원 간담회에서 “초등 1·2학년의 영어교육을 허용해달라”는 학부모의 건의에 “놀이·체험 중심 영어수업이라면 초등학교 1·2학년도 그 연장선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아이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영어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교육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지난 1년간 교육부가 수렴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초등 3학년부터 영어 정규 과정을 배우도록 하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초등 1·2학년은 올해부터 방과 후 영어수업이 금지된 상태다. 정책 일관성을 위해 유치원도 영어교육을 금지하려 했지만 허용으로 방침을 바꿨다. 다만 유치원과 달리 초등 1·2학년의 영어수업을 허용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유 사회부총리는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해 법 개정 가능성을 높게 봤다. 법 개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오는 11월부터 예산·법안을 논의할 때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초등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하더라도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놀이·체험 형태’의 영어수업만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부총리는 “과도한 교육, 지식 전달 위주의 영어수업은 그 단계의 아이들에게 맞지 않다”며 “놀이·체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유치원 영어교육과의) 연속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치원에 이어 초등 1·2학년까지 기존 정책을 뒤집으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나치게 쉽게 번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교육현장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동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