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은 호명 투표 방식으로 의원들이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일어나 찬성 또는 반대를 외치며 진행됐다.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 곳곳에서 캐버노 대법관 인준에 반대하는 고성이 쏟아졌으며, 사회를 맡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여러 차례 질서 유지를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준안 가결 후 이날 중 캐버노 후보자를 공식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서명하는 대로 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캐버노는 훌륭한 대법관이 될 것”이라며 “그는 특출한 사람이며,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버노 후보자는 지난 7월말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의 자리를 잇게 된다. 그가 취임하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5명, 진보 성향 대법관 4명으로 무게추가 ‘보수 성향’으로 기울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고서치(50) 대법관에 이어 50대의 ‘젊은 보수’ 대법관을 잇달아 임명함으로써,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장기간 유지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미 대법관은 스스로 퇴임하지 않은 한 종신직이다. CNN방송은 “이날 표결로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가 한 세기 동안 지속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미국 사회를 뒤흔든 캐버노 파문은 인준안 가결에도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두고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캐버노 흔들기’에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 돌린 여성과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공화당원들을 이만큼 단결시키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역사상 가장 슬픈 순간 중 하나”라며 “이번 사태는 피해야 할 것에 대한 붉은 경고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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