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신데렐라가 탄생할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직행 티켓이 걸린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정규대회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이 오는 11일 개막한다. 14일까지 나흘간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랭킹 상위 59명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상위 12명 등 총 78명(추천선수 포함)이 출전한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하타오카 나사(일본) 등 유명 외국 선수들도 반갑지만 국내파 12명 가운데 우승자가 나올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동안 LPGA 비회원으로 이 대회에 참가해 덜컥 우승하면서 미국 무대에 직행한 선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안시현을 시작으로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 2014년 백규정, 지난해 고진영이 이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갑작스러운 미국행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선수도 많았지만 고진영은 올해 첫 참가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비회원으로 출전하는 KLPGA 대표는 오지현·최혜진·이정은·이소영·배선우·장하나·조정민·이승현·이다연·김아림·김지현·김지영이다. 지난달 16일자 상금랭킹 1~12위 선수들이다. 8일 기자회견에 국내파를 대표해 참가한 배선우는 “LPGA 투어는 골프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무대”라며 “만약 우승하면 미국에 가고 싶은데 지난해 경험이 있는 진영이랑 얘기를 많이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7일 국내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하는 등 최근 가장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고진영에 이어 또 KLPGA 투어 소속 선수가 우승하면 2005·2006년 이지영·홍진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년 연속 LPGA 비회원 우승 기록이 탄생한다.
세계랭킹 1·2위 박성현과 쭈타누깐의 재대결도 흥미롭다. 둘은 7일 8개국 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1대1 매치를 치렀고 쭈타누깐이 홈 코스의 박성현을 2홀 차로 눌렀다. 둘은 기자회견 중 “쭈타누깐의 플레이에는 단점이 없다” “박성현의 플레이에서 영감을 얻었다” 등의 답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성현은 “라이벌 의식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는다”며 “쭈타누깐은 3번 우드로 제 드라이버 샷보다 멀리 보낸다. 쭈타누깐과 (같은 조로) 치면 거리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둘은 올해의 선수상을 다투고 있다. 쭈타누깐이 198점으로 1위, 박성현은 127점으로 2위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대회는 이번을 포함해 6개.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여서 각오가 남다른 박성현은 2015년과 지난해 준우승한 경험도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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