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운송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가 다른 회사 차량을 빌려 영업을 했다면 자기 명의로 사업을 했다 해도 무면허사업죄는 물론 명의이용죄에도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관광업체 대표 오모씨의 상고심에서 명의이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제주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오씨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면허도 받지 않고 다른 업체 버스 9대를 빌려 제주 우도에서 여객운송사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씨는 차량에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상호를 부착한 채 사업했다. 현 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가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사업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1심은 무면허사업죄와 명의이용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오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오씨 회사 명의로 여객운송사업을 경영했으므로 명의이용 행위로 보긴 어렵다”며 명의이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형량은 1심과 같이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자기 명의를 걸었다 해도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려 사업했다면 처벌 대상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운수사업법은 사업자 아닌 자가 여객운송사업을 경영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사업의 명의가 자기 것이든, 다른 사람 것이든, 자동차 전부를 사용하든, 일부를 사용하든 불문한다”고 판시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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