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 챔피언십시리즈(4강)에는 ‘포수 시리즈’라는 별칭을 붙여야 할 것 같다. 내셔널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포수의 불안정한 수비에 진땀을 뺐다.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계속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승) 2차전에서 보스턴에 5대7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휴스턴 포수 마틴 말도나도는 4대5로 뒤진 7회 무사 1루 때 삼진 과정에서 낙차 큰 커브를 블로킹하지 못해 1루 주자에게 2루를 내줬다. 말도나도는 무슨 일인지 다음 타자 타석 때 또 공을 흘려 1사 3루를 헌납했고 삼진으로 불이 꺼지나 했을 때 다시 한 번 화를 불렀다. 2사 3루에서 평범한 바깥쪽 공이 들어왔는데 공은 미트 끝을 맞고 멀찍이 굴러가 버렸다. 스코어는 4대6. 안 줄 점수를 허탈하게 내준 휴스턴은 8회에 1점을 더 내줬고 9회 2사 뒤 연속 안타로 상대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을 두들겨봤지만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말도나도는 이날 폭투의 빌미를 제공한데다 포수 실책인 패스트볼을 2개나 범했다. 지난해 골드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수비형 포수였기에 휴스턴의 아쉬움은 더 컸다.
포수가 흔들리면 투수는 자기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는 더욱 그렇다. 앞서 다저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1차전에서 패스트볼 2개와 실책 2개(타격 방해, 포구 실책)를 저지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팀은 결국 졌다. 그랜달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2차전에는 오스틴 반스에게 포수 마스크를 넘겨줘야 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6일 홈 3차전 선발 포수로 그랜달을 다시 기용하겠다고 15일 밝혔다. 공격력 강화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한편으로는 그랜달의 기를 되살리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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