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 역사의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매출 감소와 자금난 끝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어스 홀딩스는 15일(현지시간) 뉴욕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신청서에 명시된 시어스의 부채는 113억달러(약 12조8,176억원)다. 시어스는 2011년부터 7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며 이날 1억3,400만달러의 채무가 만기를 맞았다.
백화점 체인 ‘시어스’와 대형마트 체인 ‘K마트’를 거느린 시어스는 한때 미국 최대 유통업체로서 지위를 누렸다. 1886년부터 리처드 시어스가 우편으로 시계를 판매한 것으로 출발해 앨바 로벅과 손잡고 1892년부터 본격적인 우편 판매 사업에 나서며 규모를 키웠다. 1925년 시카고에 첫 점포를 연 시어스는 1973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 높이(108층·442m) 건물인 ‘시어스 타워’(현 윌리스 타워)를 세웠다. 2차대전 이후 늘어난 미국 중산층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공급하며 ‘아메리칸 라이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고 켄모어, 다이하드, 랜즈 엔드 등 자체 브랜드도 보유했다.
이처럼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던 시어스는 1990년대 들어 대형할인점 월마트와 홈디포에 손님을 뺏기기 시작했다. 이 무렵 ‘제2의 워런 버핏’이라 불렸던 헤지펀드 스타 매니저 출신 에드워드 램퍼트 현 회장이 등장해 2004년 K마트와 시어스를 차례로 인수했다.
램퍼트는 위기에 빠진 시어스를 되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어스는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에 시장을 내줬고 점포 폐쇄,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도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10년 전 30만2,000명에 달했던 시어스 인력은 현재 6만8,000명으로 급감했다.
시어스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 6억달러 신규 대출을 통해 시어스와 K마트 영업을 계속하되 연말까지 140여 점포를 추가로 폐쇄하거나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램퍼트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을 유지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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