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 대사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이틀째 대북 제재 완화 속도와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여부를 놓고 틈새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조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쌓아가고 있는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있어 중요한 외교자산이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해리스 대사가 한국 정부의 제재 완화 움직임에 대해 경고한 것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대사는 세종연구소와 미국외교협회(CFR) 공동포럼에서 “남북관계와 비핵화가 항상 기계적으로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는 없다”며 선 대북 제재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전날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주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한미가 북한 문제에 공동의 목소리(a common voice)로 접근해나간다면 평양과 판문점, 싱가포르에서의 약속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뒤 “그래야만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반박했다. 외교가에서는 주재국을 최대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 양국 대사의 발언은 본국과의 교감이 없는 한 나오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로 대북 제재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의 입장 차를 대변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제인 하먼(73) 소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한미 간 대북 제재 엇박자와 관련해 “그것이 심각한 의견 불일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가 완전히 같은 어젠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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