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버스가 울산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내 운행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수소전기버스가 첫 시내 운행을 시작하면서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 및 확산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와 울산광역시는 22일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 발대식’을 갖고 124번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했다. 이날 투입된 수소전기버스는 울산 울주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동구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총 56㎞ 구간을 2회 운행했다. 해당 노선은 현재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11대가 운행되고 있는 구간이다.
이날 첫 운행에 투입된 수소전기버스는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후원차량으로 제공돼 전 세계에 소개된 바 있다. 일반 승객을 싣고 잦은 주행을 하는 만큼 이전 세대 수소전기버스에 비해 차량 안전성과 내구성능을 대폭 개선해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 연료 충전은 지난해 울산에서 문을 연 버스 충전이 가능한 옥동 수소충전소를 이용한다.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옥동 수소충전소까지는 약 5.5㎞ 떨어져 있다.
수소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차량인 데다 고성능 공기정화 필터를 적용했다. 수소전기버스 1대는 중형 디젤차 4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 도심 운행이 잦고 주행 거리가 긴 만큼 대기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차고지를 중심으로 고정된 노선을 달리는 만큼 승용 수소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충전소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잦은 주행을 하는 만큼 이전 세대 수소전기버스 대비 차량 안전성과 내구성능을 대폭 개선해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했다”며 “일반 내연기관 버스 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세종공업·동희산업·명화공업·에스에이티·효성·덕양·SPG산업·SDG 등 9개 수소산업 관련 기업과 함께 울산시를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추가로 맺었다. 현대차는 협약에 따라 수소전기차 연 3만대 생산시스템이 국내에서 중장기적으로 현실화 될 경우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전국의 협력업체 125여곳 등에서 9,000억원에 가까운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발생하고, 2,2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성권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담당 사장은 “수소전기차가 생소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수소전기차의 우수한 성능과 높은 안전성, 친환경성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를 비롯한 수소전기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확산을 위해 지속해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수소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오는 2035년까지 시내버스를 전면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하고, 충전소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정부도 수소경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 지원을 늘리고 있다. 내년 전국 5개 도시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하고 이를 광역좌석버스로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000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6월 밝힌 바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전국 최초로 수소전기버스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함으로써 수소산업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알리게 돼 기쁘다”면서 “우리나라 전역에 수소전기버스 보급이 확산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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