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전 미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 앞으로 폭발물이 든 소포 배달이 시도돼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미국의 11·6 중간선거를 열흘 가량 앞두고 벌어져 반(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 대한 공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24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자택에 배달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물을 각각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비밀경호국은 성명에서 “해당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즉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며 “경호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고 받을 위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자택이 수신처인 소포는 이날 오전에, 클린턴 전 장관 자택으로 보내려 한 소포는 전날 저녁에 각각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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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두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빌딩에 입주한 CNN방송 뉴욕지국에도 폭발물 소포가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최소 2명의 민주당 측 인사들에게 폭발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것으로 나타나 이틀 전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에게 배달된 것까지 포함해 총 6건의 폭발물 소포가 드러났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중간선거를 임박해 반 트럼프 진영의 주요 인사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해온 언론을 향한 테러 협박 시도라는 점에서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수사 당국은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뉴욕 경찰의 반테러 책임자인 존 밀러는 모든 폭발물이 한 명 또는 복수의 동일한 용의자로부터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관리들을 인용, 폭발물의 스타일이 매우 유사하지만 정교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오바마 전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다른 공인들에 대한 폭력적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이를 저지른 사람은 법의 최대한도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이 비겁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으며, 폭력을 선택한 모든 사람들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언급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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