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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비리 '천태만상'…공금으로 병원비에 남편 보험료까지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 공개

홈쇼핑서 옷 산뒤 교사연수비 명목 집행

영양사, 전자우편으로 식단표만 보내기도

서울 시내 유치원 곳곳에서 원장 개인의 보험금과 병원비, 개인차량 과태료 납부까지 무분별하게 공금을 사용하는 등 비리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 시내 유치원 곳곳에서 원장 개인의 보험금과 병원비·개인차량 과태료 납부까지 무분별하게 공금을 사용하는 등 비리가 만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유치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감사결과에 의해 유치원이 처분을 받은 건수는 총 249건(공립 42건·사립 207건)으로 나타났다. 공립유치원의 경우 감사결과 근무지 내 출장여비 지급 업무 소홀이나 취득 물품 미등재 등이 적발됐다. 사립유치원에서는 경조사비를 적정치 못하게 집행하는 등 예산 목적 외 집행과 예산 편성 부적정 등이 지적됐다.

벧엘유치원은 2013학년도 유치원 운영비에서 원장과 원장 남편의 개인 출퇴근 차량 보험료, 자동차세, 주유비, 수리비 등 645만6.770원을 집행했다. 원장 남편의 차량 보험료에만 2013년 134만2,000원이 쓰였고, 원장 자동차 수리비에 200만원이 집행됐다. 시 교육청은 시정·경고 처분을 내려 전액 회수했다. 벧엘유치원은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비(인건비보조)를 감액해 지급한 사실도 적발돼 기관 경고를 받았다.



아란유치원 원장 A씨는 2014년 12월 본인이 질병으로 입원해 치료비 860만원이 발생하자, 유치원 행정 직원에게 지시해 ‘직원 병원비’ 명목으로 부당하게 공금을 사용했다. A씨는 원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유치원 수업료를 본인 계좌로 받아 유치원에서 운영비를 요구할 때 필요한 만큼만 입금하는 방식으로 회계를 관리한 사실도 적발됐다. 시 교육청은 경고 처분을 내리고 공금 보전 조치했다. 유치원회계 학부모부담수입에서 ‘교사 연수경비’ 명목으로 홈쇼핑에서 옷을 산 뒤 39만2,000원을 집행해 목적 외로 공금을 사용했던 사실도 나타났다. 또 국민영양관리법 상 영양사 1명을 둬야 하지만 조리사가 ‘일일주방 점검표’ 등을 작성하고 영양사는 전자우편으로 식단표만 작성해 보내는 등 영양지도와 위생교육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잠실밀알유치원 설립자는 개원 당시 유치원 물품구매, 공사비 등 운영비 차입금 반환을 이유로 2009~2011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유치원 교육비 계좌에서 본인 계좌로 5,100만원을 이체했다. 시 교육청은 시정·경고 처분을 내리고 공금을 회수했다.

송파유정유치원에서는 2014년 2월 유치원 통학 차량 공간을 확보하고자 설립자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차장을 임차했다. 설립자가 임대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는데도 유치원은 임차료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지불했다. 유정유치원에서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야외활동)을 하면서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설립자 소유의 생활관을 이용하고 6,500만원을 설립자에게 지급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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