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년째를 맞은 혁신도시가 당초 기대와 달리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전국 10곳을 지역 혁신 성장의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약 4조3,000억 원을 투입한다. 부산 첨단해양 신산업, 대구 첨단의료 융합산업, 강원 스마트 헬스케어 등 지역별로 중점 육성 방향을 정하고 이에 맞춰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을 25일 제9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마련된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은 오는 2022년까지 10개 혁신도시의 발전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담은 것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처음 작성됐다.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계획된 혁신도시에 이전 대상 공공기관 상당수가 들어섰지만, 정주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기업 입주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수립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 간 총 131개 사업에 4조3,000억 원(국비 1조7,000억 원·지방비 1조3,000억 원·민간자본 등 1조3,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예산은 지역의 특화발전 지원에 2조9,000억 원(67%)이 사용되고, 정주여건 개선에 1조1,000억 원(26%)이 들어간다. 지역 상생발전에는 3,000억 원(7%)이 배정됐다.
정부는 혁신도시를 성장의 거점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입주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우선 강소형 연구개발 특구도 지정할 예정이다. 또 미분양 클러스터 용지를 장기저리 임대방식으로 공급하고,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입주공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지역 특화산업에 맞게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유아보육 인프라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각 도시별로 발전 테마를 담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부산 혁신도시의 경우 첨단해양 신산업이 집중 육성된다. 부산은 바다와 인접하고 인근에 해양 플랜트 연구개발 특구가 있어 이를 국립해양조사원 및 해양과학기술원 등 이전기관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거점공간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빌리지’를 새로 지어 중견·중소기업, 대기업 연구소, 창업기업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구 혁신도시는 인근에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 연구개발 특구가 지정돼 있고 의료 및 제약·바이오관련 기업이 118개사가 입주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첨단의료 융합산업’으로 특화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뇌 연구 실용화 센터를 새로 짓고, 기존 뇌 연구원 등과 연계해 국제 수준의 연구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전남 혁신도시는 한국전력공사와 한전KPS, 한국전력거래소 등과 같은 에너지 공공기관이 있어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건강 관련 공공기관이 들어선 강원은 인근의 의료기기 테크노 밸리, 첨단의료기기단지 등을 활용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집중 지원된다. 이 밖에 △충북 태양광 에너지 △경북 첨단자동차 △경남 항공우주산업 △ 제주 스마트 MICE 등을 집중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한편 정부는 이 계획이 실현되면 생산유발 효과 약 9조 703억 원, 부가가치 유발 약 2조9,427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자리도 5만 3,785개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추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혁신도시별 특화발전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행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관계부처의 협조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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