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성메디파크병원은 내년 상반기 중국에서 산후조리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 추진한 의료해외진출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 부유보건병원 부설 산후조리원 설립·운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중국 병원이 자본과 인력을 제공하고, 여성메디파크는 컨설팅과 운영을 맡는다. 여성메디파크병원 관계자는 “중국에서 산아 제한정책이 풀리면서 산후조리원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며 한국식 조리원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며 중국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7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으나 조리원 수는 1,320곳에 불과해 2만7,000곳이나 부족한 실정이라고 병원측은 전했다. 지난해에는 경북대병원이 의료해외진출사업 공모에 선정돼 동카자흐스탄 재활센터 위탁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지역 병원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현지에 진출한 병원을 통해 우수한 대구의 의료기술이 소개되면서 대구를 찾는 의료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대구시가 집계한 ‘지역의료기관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역 병원은 중국·카자흐스탄·베트남 등 3개국 10개 도시에 11개 병원을 합작 등의 형태로 개원했다. 여성메디파크병원처럼 국가 정책과제를 통해 진출한 경우도 있지만 개별 병원 또는 대구시의 주선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V성형외과는 올 연말 중국 선양시에 여신그룹과 합작병원을 개원한다. 여신그룹이 자본을 대고, V성형외과에서는 인력·교육·컨설팅 등 의료시스템 전반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동산의료원과 덕영치과·올포스킨피부과·자연미인성형외과·S리더스성형외과의원 등 지역 의료기관들이 잇따라 해외에 병원을 설립,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지역병원 컨소시엄이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몽골 제2도시인 다르항시와 중국 상해시에 성형피부여성 전문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의료기업과 협의중이다.
지역 병원의 활발한 해외 진출은 대구를 찾는 의료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는 2009년 정부가 해외 환자 유치를 허용한 이후 매년 의료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6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의료관광객 2만명 유치를 달성했다. 이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다른 시·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겪으며 의료관광객이 급감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곽갑열 대구시 의료허브조성과장은 “현지 병원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를 알게 되거나 중증환자 또는 고난이도 시술이 필요한 외국인 환자가 대구에 와서 치료를 받고 가기 때문에 의료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의료기관 해외 진출은 의사, 간호사, 원무,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등 양질의 해외 일자리 창출에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