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회는 29일 이후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등 일부 겸임위원회를 제외하고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감을 마무리 짓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열린 국감은 사실상 박근혜 정부 국감으로 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야당이 힘을 쓰기 어려웠다. 절치부심 1년 만에 야당은 고용세습·채용특혜 논란에 불을 댕겼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행정안전위 국감에서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 채용특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의 국정조사 공동추진이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이보다 앞서 ‘한방’은 여당인 민주당이 터뜨렸다. 교육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7개 시도 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로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긴급 당정협의를 거쳐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부 여당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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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종반에 들어서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과 관련한 여야 4당의 특별재판부 설치 추진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이번에는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이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이 거대 양당을 이슈에 따라 고립시키며 정국 주도권을 이어갔다. 실제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의 싸움 속에서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국감의 중심을 잡았다고 자평했다. 정의당은 채용비리 국조에 한국당 의원들의 연루 의혹이 있는 강원랜드 채용비리까지 분명하게 짚고 가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당의 발목을 잡았다. 국감 이후 채용비리 국조와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재격돌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수 야당의 선택에 따라 정국 운영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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