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연쇄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의 용의자가 나흘 만에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용의자가 공화당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지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11월6일 중간선거 판세에 어떤 후폭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전날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시저 세이약(56)을 마이애미에서 체포·구금했다고 발표했다. 세션스 장관은 “용의자는 플로리다주 남부 플랜테이션에서 체포됐고 공화당원”이라며 “뉴욕 연방검찰은 용의자를 즉각 기소했고 (용의자는) 법정에서 최고 48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전직 대통령 위협 등 다섯 가지다. 현지 언론들은 세이약이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지난 1991년 이후 절도와 마약, 사기, 폭발물 불법소지 등 다수의 범죄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CNN은 “세이약이 정신질환으로 부모로부터 쫓겨나 밴에서 생활해왔다”고 전했으며 AP통신은 “세이약은 온라인상에서 극우적 음모 이론을 추종하며 인종주의, 동성애 혐오 등을 주장한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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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파이프 형태의 폭발물을 담은 소포 중 일부가 플로리다주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하고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검거과정에서는 일부 소포에서 발견된 범인의 지문과 DNA가 결정적 단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22일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 우편함에서 첫 소포가 발견된 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자택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자택, CNN 뉴욕지국 등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보여온 인사·언론 등에도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소포는 총 13개에 달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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