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판부’ 도입은 ‘삼권분립 위반’이자 ‘위헌적 행태’입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농단’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현 재판부로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특별재판부 도입은 ‘위헌’이라고 맞서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는 국민들의 찬반 양론도 뜨겁다.
쟁점은 크게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맡길 수 있느냐’ ‘재판부 판사를 외부인이 추천해도 되느냐’ ‘삼권분립에 위배되는가’ 등 세 가지다. 우선 특별재판부 구성이 위헌이라는 측은 사건을 미리 설치한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면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무작위 배당의 원칙조차 부정한다면 국민 누구도 법원의 재판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편은 이번 건은 무작위 배당이 오히려 공정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사법 농단과 관련해 조사·수사를 받은 판사가 최소 80명이고 그 대부분이 중앙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 있는데 무작위 배당하면 그들에게 배당된다”며 “본인과 관련된 사건을 자기가 재판하게 하는 게 공정한 재판인가”라고 말했다.
특별재판부 판사 추천 문제도 논쟁거리다. 박 의원 등이 발의한 법에 따르면 특별재판부 판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3명과 판사회의 추천 3명, 그리고 비법조인 3명 등 총 9명의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이들 가운데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개인·법인 또는 단체는 추천위원장에게 의견을 제출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특별재판부 찬성 쪽은 재판은 결국 판사가 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추천을 외부인이 하면 “여론재판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권분립 위배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한 청원자는 “삼권분립은 입법·사법·행정 3개 축이 무조건 서로 개입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중 하나가 잘못하면 개입해 제어하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삼권분립을 무력화시키고 헌법을 초토화시키는 특별재판부 설치에 반대한다”고 적시했다./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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