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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한 소비 '물건일까 경험일까'

이채호 UNIST 교수 '사회계층에 따른 소비 행복감 차이' 논문

이채호 UNIST 경영학부 교수




‘물건보다 경험을 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기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왔다. 소비행복감은 소득·교육수준 등 사회계층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이채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영학부 교수는 ‘계층에 따른 소비행복감 분석’을 3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저널인 ‘심리과학’ 7월호에 게재됐다.

심리학에서는 소비에 따른 행복감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물질 소비와 경험 소비에 따른 행복감의 차이에 대한 연구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물질보다는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 행복감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공연 관람이나 여행처럼 경험을 사는 것은 물건을 사는 것과 달리 비교를 일으키지 않으며 구매자의 정체성을 구축해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물질보다는 경험에 대한 소비와 판매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대돼왔다. 지금의 경험과 성취를 중시하는 ‘욜로(YOLO)’와 같은 사회현상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교수는 이같은 심리학의 흐름이 ‘다양한 사회계층에 따른 행복감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즉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자아의 발견과 향상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는 ‘경험 소비’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다. 반면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아 물질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현명한 소비에 관심을 둔다. 이들은 실용적이고 오래 지속돼 경제적인 ‘소유 소비’에서 더 큰 행복을 얻는다.

이 교수는 “경험이 자아 발견과 향상 등 중요한 행복 요소들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소유 역시 실용적, 지속적, 경제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를 제공한다”면서 “기업이 소비자의 행복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국가가 복지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다양한 사회계층의 소비 행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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