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종전에서 통산 100번째 우승을 채우려던 ‘황제’의 계획이 첫판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금은 세계랭킹 3위인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018시즌 최종전 ATP 파이널스 첫 경기에서 일본 간판 니시코리 게이(29)에게 0대2(6대7 3대6)로 졌다. 이 대회는 올 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8명이 참가한 왕중왕전 성격의 무대다.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부상 탓에 불참했지만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톱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니시코리는 세계 9위다.
페더러는 지난달 말 고향에서 열렸던 스위스 인도어스 바젤에서 ATP 투어 대회 단식 9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 4강에서 조코비치와 3시간 접전 끝에 패한 데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도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올해 호주오픈 등 20차례 메이저 우승 기록을 가진 페더러는 이날 34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범하며 자멸했다. 페더러답지 않게 자주 짜증을 내는 모습이었고 반면 니시코리는 시종 침착한 플레이로 대어를 낚았다. 니시코리는 “우상과의 대결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더 기쁘다”고 했다. 니시코리는 페더러를 상대로 통산 3승(7패)째를 따냈다. 페더러는 “코트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다른 문제는 없다”고 했다.
첫판에 졌다고 해 바로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 2개 조 조별리그를 벌여 상위 2명씩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페더러는 2013년 이 대회에서도 첫 경기를 내주고도 4강에 올랐고 2007년에는 첫판 패배 뒤 우승까지 했다. 다음 상대는 세계 8위의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페더러는 이 대회를 제패하면 109차례 우승의 지미 코너스(미국·은퇴)에 이어 ATP 투어 단식 100회 우승을 채우는 두 번째 선수가 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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