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고발하고 있는 궈원구이 중국 정취안홀딩스 회장이 지난 7월 프랑스에서 실족사한 것으로 알려진 왕젠 하이난항공(HNA)그룹 회장의 죽음이 암살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4년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부동산재벌 궈원구이는 전날 뉴욕에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하며 중국 지도부와 관련된 암살 등 조직적 범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왕젠 회장은 7월 프랑스 남부 관광지 보니우에서 사진을 찍다 1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지만 현지 경찰은 단순 사고로 처리했다.
궈원구이는 기자회견에서 “HNA그룹은 중국의 여러 은행에서 최고지도부의 묵인이 필요한 비정상적인 대규모 대출을 받았다”며 “사망한 왕 회장은 HNA그룹의 자금조달을 담당해 여러 비밀과 특혜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중국 고위지도부가 연루된 비밀을 폭로할 것을 우려한 세력에게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궈원구이는 그동안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의 혼외아가 HNA그룹 대주주이며 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중국 최고지도부가 얽혀 있다고 주장해왔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배넌은 “중국 엘리트들이 행방불명되거나, 자살하거나, 죽거나, 자산이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궈원구이와 함께 ‘법치(Rule of Law)재단’을 설립해 이러한 사건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뇌물·사기 등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받고 있는 궈원구이에 대해 최근 홍콩법원은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산동결 조치를 내렸다고 SCMP가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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