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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당한 10명 중 4명 "피해 이후 아무런 도움 없었다"

"학생 간 관계 회복·화해 중요성 커져…피해 학생들에 대한 적극 보호 우선"

국가인권위원회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018 아동 인권 보호대회’에서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6,6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국가인권위원회=연합뉴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10명 중 4명이 피해 이후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2018 아동 인권 보고대회’에서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6,6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후 어떤 도움이나 조치를 받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아무런 도움도 없었다”는 답변이 38.6%로 가장 많았다. 또한 ‘부모님께 도움과 위로를 받았다’(23.5%), ‘학교 선생님께 도움과 위로를 받았다’(18.3%), ‘가해 학생의 사과나 보상을 받았다’(9.1%), ‘병원 치료나 심리상담을 받았다’(3.5%) 등이 뒤를 이었다. 설문 참여 학생들은 학교폭력 발생 이후 학생 간 관계 회복과 화해의 필요성을 묻는 말에 90.8%가 ‘필요하다’고도 답했다.



이종익 푸른나무청예단 사무총장은 “학교폭력 이후 학생 간 관계 회복과 화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이런 과정에서 피해 학생에 대한 적극적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관계 회복을 위한 화해와 사과가 있기까지는 양측의 동의와 준비, 특히 피해 학생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한자리에서 서로 대화하게 하는 등 충분한 준비 없이 화해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관계 회복을 위한 구체적 지침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졸업 또는 입학을 앞둔 시점에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해당 학교에서 학생의 소속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접수 후 학교의 처리 절차나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며 “학교폭력전담기구는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와 필요한 경우 전문가·기관과의 연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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