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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수놓은 떼까마귀 群舞

10월부터 한국 찾아 월동

울산시, 생태체험 운영도

25일 울산 태화강 일대를 찾은 5만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군무를 펼치고 있다. 매년 겨울철이면 태화강 일대에 수만마리의 까마귀떼가 모여들어 지역 생태관광 자원으로 자리잡았다./사진제공=울산시




짧은 겨울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5시30분께 떼까마귀가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기 시작했다. “장관이에요.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까마귀를 본 건 처음이에요.”울산 태화강 강변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수만 마리의 무리가 다 모일 때까지 공중을 맴돌며 춤을 추는 떼까마귀의 에어쇼는 10여분 간 계속된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 진객’으로 불리는 떼까마귀가 태화강 일대를 찾았다. 2000년대 초기부터 숫자가 늘어 현재는 10만여 마리가 태화강 삼호대숲을 주요 서식지로 삼아 겨울을 나고 있다. 태화강을 따라 길게 펼쳐진 삼호대숲은 강 건너 시민들이 즐겨찾는 십리대숲과 달리 가꿔지지 않은 자연 대숲이다. 빽빽하게 우거진 대숲은 까마귀의 안전하고 포근한 휴식처 역할을 한다.

몽골 북부와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지내는 떼까마귀는 날이 추워지는 10월 중순부터 한반도로 모여들어 다음해 4월까지 6개월 간 겨울을 보낸다. 국내에서 겨울을 나는 까마귀의 80% 정도가 울산 삼호대숲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낮 동안에는 울산 외곽인 경주와 양산·밀양·청도 등으로 흩어져 논밭을 누비며 해충과 낙곡을 먹고, 해질 무렵 둥지가 있는 태화강 일대로 다시 모여든다.



무리가 다 모일 때까지 대숲에 내려 앉지 않고 공중을 맴도는 모습이 장관이다. 떼까마귀는 무리가 다 모여야 한꺼번에 대숲에 내려 앉는다. 이러한 행동은 포식자의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떼까마귀는 항상 해가 뜨기 전 둥지에서 나와 해가 진 뒤 둥지로 돌아간다.

황금빛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떼까마귀의 군무는 겨울철 울산의 가장 큰 볼거리로 관광상품이 됐다. 울산시는 국내 최대 떼까마귀 서식지로 거듭난 태화강에서 철새학교와 시티투어 코스를 연계한 이색 생태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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