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민주노총 소속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S사 노동조합의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4개월 전에 알고도 지금까지 방관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화이트 리스트’, ‘블랙 리스트’에 이어 ‘알고도 방관’ 의혹까지 불거져나온 것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은 S사 노조의 고용세습을 수개월 전 이미 알고 있었다”며 “현직 민주노총 지부장도 과거 고용세습에 가담했던 전력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하 의원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7월 S사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탄원서가 게재됐다. 탄원서는 현 노조 집행부가 비주류계파에 속한 노조원과 과거 고용세습에 가담한 노조원 등 100명의 명단을 적어 이들이 추천하는 사람은 채용에서 배제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으니 관계자를 징계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하 의원은 S사가 노조의 요구로 2011∼2013년과 올해 조합원 자녀와 친인척 등 40명을 채용했다고 폭로했다. 또 노조가 회사 측에 고용을 촉구하는 사람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와 뽑지 말라고 강요하는 이들의 정보가 담긴 문건인 블랙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직 민주노총 지부장도 S사 노조 고용세습에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과거 S사 노조 고용세습에 가담한 전력자 중 한 명은 현재 민주노총 지부장인 강모씨”라며 “강씨는 지인 최모씨를 추천해 S사에 입사시켰다”고 말했다. 강씨는 2011~2013년 S사 노조지회장이었으며 지금은 민주노총 지부장을 맡고 있다는 하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고용세습도 힘 있는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의한 현실을 보여 준다”며 “금속노조가 탄원에 묵묵부답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조의 고용세습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냐”고 꼬집었다./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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