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관세율 인상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등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에 양보와 대결 중 양자택일을 하라는 최후통첩성 압박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정상회담과 관련해 “(내년 1월) 관세율 인상을 보류해달라는 중국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나머지 2,670억달러(약 301조7,634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일한 합의는 중국이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670억달러어치의 추가 관세 부과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7~8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9월에는 2,000억달러 규모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10% 관세율은 내년 1월부터 25%로 인상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하면 지금까지 관세를 보류해온 중국산 애플 아이폰이나 노트북 등에도 10%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며 “사람들이 그 정도는 쉽게 견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된 후 시간외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2.11% 급락하며 장중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이는 8년 만에 처음이다. 아이폰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최근 애플 주가는 전고점 대비 20% 정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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