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최근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외국인노동자 수용 확대 법안’이 야당의 반대 속에서 지난 27일 밤 중의원 본회의를 전격 통과했다. 야당은 사실상 ‘이민확대정책’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적극적 외국인노동자 수용정책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전날 밤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과 일본유신회의 찬성으로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이에 반대했다. 여당은 이후 참의원 심의에 들어가 내달 10일까지인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참의원 본회의까지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4월부터 외국인노동자를 대폭 수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특정기능 1호와 2호라는 2개의 새로운 체류자격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정기능 1호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 일정한 기능을 충족하는 상황에 해당한다. 농업과 건설 등 14개 업종이 해당한다. 일본어 능력과 해당 분야에 관한 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체류 기간은 최장 5년으로 가족들의 동반 입국은 불가능하다.
특정기능 2호를 받으려면 숙련된 기능을 보유해야 한다. 자격 취득자는 본인이 원할 경우 사실상 일본에 계속 살 수 있다. 아울러 가족들의 동반 입국 및 거주도 인정된다. 이에 따라 특정기능 2호는 사실상 ‘이민’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정책으로 향후 5년간 최대 34만명의 외국인노동자를 받아들일 방침이다. 야당은 외국인 이민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또 대상 업종이 구체화 되지 않았고 수용 인원의 근거가 부족하며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상세한 지원 방안도 준비가 덜 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국회 통과 후 법무성령(省令·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 4월 직후 지방선거와 여름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인력 보충을 원하는 재계 단체의 지지를 받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 수용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정부 측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5년간 34만명의 외국인노동자를 수용하기로 한 정부 방침과 관련해 반대가 47%, 찬성이 41%였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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