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114년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용산 캠프킴 부지 내 옛 주한미군 미국위문협회(USO) 건물에 ‘용산공원 갤러리’를 조성해 30일 개방한다고 28일 밝혔다.
옛 USO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창고 사무소로, 6·26전쟁 이후부터 올해 8월까지 USO로 운영되는 등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와 함께 해온 건물로 건축적·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USO 건물은 1908년께 지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114년 간 국민들에게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기지 건물을 활용해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서울시와 주한미군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서울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 용산문화원, 개인 등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과 지도·영상 등 총 60여 점이 전시된다. 지난 73년 간 한·미 동맹의 상징이었던 용산기지의 역할, 한국전쟁 후 지난 65년 간 서울의 발전과 함께한 주한미군과의 관계와 공생 발전 과정을 담았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1시 20분 ‘용산공원 갤러리’ 개관식을 갖고 ‘서울시·주한미군 공동전시’ 행사를 개최한다. 용산공원 조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료를 축적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용산공원 갤러리 내에 ‘소통공간’을 연말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아카이빙, 전시, 출판,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용산공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원 활용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서울시·주한미군 공동전시는 용산기지에서의 주한미군의 삶과 기억을 존중하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갤러리가 개관하고 향후 별도의 소통공간도 운영하게 된 만큼 용산기지 반환의 첫 단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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